작가 진영
하얀 쪽배 달처럼 그리워지는 하루를 반복한다. 차곡히 쌓이는 시간 속, 바람처럼 흩어지는 생각들. 갇힌 채 나는 벗어나고 있다. 푸른 밤, 지금 우리는 여기에 있다. 겹겹이 둘러싸인 나무들, 연못, 거룻배, 그리고 반딧불이가 하나 둘 속삭이며 흐린 빛을 실어 나르고, 누군가 서둘러 달빛 속으로 들어간다.
흐릿한 경계 너머 어딘가 먼 곳. 앵무새 사람들, 무리 지어 가까이 먼 곳으로 흩어진다. 창과 창 사이에 행과 불행이 나붓거리고, 무한과 유한 사이에서 사람들은 사이를 건너간다. 우리는 사이사이에서 잃어버린 추억과 향수를 떠올리고, 지나친다.
무수히 많은 정보들과 무수히 많은 길들을 바라보며, 새로운 길을 가슴에 얹고 나무 한 그루, 꽃 한 송이에 이름표를 달고 편지를 쓴다. 상상의 저편으로, 무의식의 경계는 가장 깊은 곳에 서 가장 낯설게 마주친다. 꿈속에서, 행복은 꿈인지 모른 채 피어오르고, 가로막힌 장막이 걷히고, 문턱은 가볍게 스쳐간다. 우리는 이미 답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뿐, 서로를 바라보며 시간 속으로 닮아간다.
시간의 풍선이 어디로 오르는지, 오직 망각만이 알고 있다. 앵무새 사람들과 산비둘기가 의심의 여지없이 발걸음을 재촉한다. 도넛이 반짝거리고 피아노의 행진곡은 바람을 만들어 보낸다. 빙빙 돌며 바람 너머로 나를 붙잡는다.
자기밖에 모르는 어린아이처럼 반항은 계속된다. 또다시 낯선, 무엇을 원하는 지도 모른 채, 앵무새 가면을 쓴 이들이 불안의 기다림으로 무거워지고, 삶의 오묘한 작업은 온 사방으로 드리운다. 지치지 않는 권태는 언제나 익숙한 길을 바라본다. 먼 곳 어딘가 골짜기에서 나는, 깨어나고 싶다.
유토피아의 가난한 꿈, 내딛는 존재의 발자국, 좁은 다리 위, 생각의 물질이 넘실대고, 우주로 흐른다. 천진난만하게, 아이들의 눈 속으로 헤엄쳐 스미는 순수함 위로 춤추며 노래하고, 생각 너머 어딘가 먼 곳으로 우리는 연결되어 피어난다. 푸른 숲속에서, 네 눈 속으로 나는 풍선을 띄운다.
순간 나는, 멈춰 서서 어딘가에 시선을 옮긴다. 수수께끼의 해답은 비밀에 부치고, 꿈속의 시간으로부터 자유와 강박을 모두 풀어 흩날린다. 그리고 우리는, 매일 아침 바람의 공원을 어루만지며, 아이들과 웃음꽃으로 창공을 향해 손을 흔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