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 시공간 속 사이사이에 삶은 놓여있다. 창과 창 사이, 행과 불행 사이, 무한과 유한 사이에서 불현 듯 아침에 눈을 뜨면 어느 ‘길 위의 나’를 떠올려본다. 동시에 같은 길을 갈 수 없기에 남겨진 길 위로 후회는 산처럼 쌓이고, 쌓인 후회는 진한 향수로 남는다. 무겁다가 가볍게, 가볍다가 무겁게 삶의 발걸음은 계속 반복된다. 다시 용기 내어 오늘의 여행길을 희망으로 부딪쳐보지만, 이전과 다른 나를 만나기 위한 문턱은 여전히 높게 서있다.
현대인들은 타인과의 관계의 창을 통해 매 순간 자신의 양면성을 마주하게 된다.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하고 반복하는 일상이지만, 때론 외롭고 낯선 삶의 여행길로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한 여정은 오늘도 계속된다. 울타리 안에서 의식적으로 경계 너머로 생각과 발길을 옮기고, 어제와 다른 나를 찾아 나서기도 한다. 유한한 삶에서 무한을 꿈꿀수록, 경계의 울타리는 스스로 자라난다.
앵무새처럼 우리의 일상은 모방과 반복의 연속이다. 어제와 같은 모방과 반복이 아닌 어제와 다른 오늘을 생각한다. 우리의 생각과 감정은 어딘가에 몸과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삶의 경계에서 날마다 새로운 다리를 놓듯 시선을 그어보며 발걸음을 옮긴다. 남들과 어우러져 서로서로 닮아가지만, 자신만의 변주곡으로 사는 것은 설렘이고 발견이다. 누구나 자기의 이야기와 세계는 있다.
우리 모두는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그 속에서 우리는 매일매일 소소한 깨달음을 얻게 된다. 지금 우리는 누구의 말과 어떤 책과 클릭 한 번으로 열리는 어느 세계를 바라보며 움직인다. 모든 관계 맺기는 우리를 변화시키는 동인으로, “나의 삶의 이야기”는 바뀌게 된다. 외부세계와의 징검다리를 통해 새로워지고 정화되어 가기 때문이다. 결국 타자와의 관계를 통해 이전 세상과 다르게 바라보는 데서 자신만의 길은 출발한다.
그림 속 앵무새 사람들처럼 오늘도 어느 울타리 안에서 반복되는 삶을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가까이 갈수록 잡히지 않는 삶이지만, 어린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천진난만한 웃음과 순수함도 스며있다. 생각너머의 생각들이 모두 연결되어 세상과 공명하는 바람도 담겨있다. 각자의 속도로 자신의 향기를 잃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면, <반복과 모방>은 새로운 변형으로 우리 삶에 녹아들고 나타날 것이다.
공명은 모방과 반복의 다른 이름이다. 우리 삶의 현재는 과거와 미래 사이의 문으로 연결되어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겪는 불안과 두려움은 한낮 부스러기로 새로운 각성을 위한 지나감이다. 세상 모든 것들은 아름다운 풍경들로 채워질 수 있다. 흐르는 음악 안에서 춤추며 노래하고 싶다. 반복되는 삶 속에서 떨림과 울림이 있는 멜로디는 우리의 발걸음 사이사이에 숨어 있다. 경계너머 하늘 높이 풍선을 띄우고 싶다.
작가 진영